아직도 여성의 성은 도구입니까_<살인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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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erry 댓글 0건 조회 1회본문
시놉시스최근 여성도구 회사에서 궁지에 몰려 있어 특종이 필요한 기자 선주(조여정 분)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나는 11명을 죽인 연쇄살인범입니다. 기자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려고 합니다.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면 기자님은 한 명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특종도 잡고 사람 목숨도 살릴 겸 '그놈 목소리'가 지시한 호텔로 향하는 선주. 만약을 대비해 경찰인 애인 상우(김태한 분)가 한 층 아래 객실에 들어가는 등 치밀하게 준비하는데. 자신을 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정신과 의사 영훈(정성일 분)과 선주의 심리전이 시작됩니다.스포일러 A-Z ※ 전체 줄거리 다 들어갑니다. ※선주의 인터뷰가 시작되자 영훈은 '자신과 인터뷰를 무사히 마쳐야 오늘 밤 죽을 사람을 살릴 기회를 얻는다'고 말합니다. 정신과 의사라는 영훈은 자신의 살해 행각이 담긴 끔찍한 영상을 보여주며 지금까지 11명의 사람을 죽였다고 하는데, 그게 '치료'였다는 이상한 궤변을 펼칩니다. 자신이 죽인 이들은 모두 여성도구 죽일만한 일을 한 자들이었고, 자신에게 찾아온 환자들, 그러니까 이들에게 당한 사람들의 치료를 위한 일이었다는 겁니다. 한창 의뭉스런 인터뷰가 진행되는 와중에, 영훈은 룸서비스를 하러 들어온 남자를 선주의 눈앞에서 죽이면서 본격적인 스릴러의 시작을 알립니다. 급박스런 상황 전개에, 아래층에 있는 애인이자 경찰 상우는 이제 그만두자며 영훈을 공격하라고 한 뒤 자신도 올라가려 하지만 문이 잠겨 있습니다. 어디선가 흘러나온 마취 가스에 상우는 쓰러지고, 선주 역시 공격에 실패하고 자기가 공격하려던 전기충격기에 당해 정신을 잃습니다.깨어난 선주에게 영훈은 사실 오늘 자신은 선주를 치료하러 왔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곳에 오기 전까지 선주에게 벌어졌던 이상한 일들에 대해 스릴러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마치 무슨 위해라도 가할 것처럼 계속 의뭉스럽게 행동하는 그런 긴장감) 하나 하나 떡밥을 풀어줍니다. 선주는 이전에 대기업의 음모가 담긴 장부를 제보받아 취재를 했었습니다. 취재가 여성도구 거의 끝났을 때 핵심 증거인 장부를 도난당했고, 핵심 정보원이었던 기업의 감사팀장도 사고사하면서 취재가 엎어졌습니다. 게다가 그 직후 회사에 들어온 제보(선주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부당한 청탁을 받았다)로 회사의 조사까지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 궁지에 몰리다 보니 선주가 이 인터뷰에 응한 것이었습니다.알고 보니 그 장부를 훔쳐간 것은 상우였습니다. 유능한(ㅋ) 형사 상우는 그를 눈엣가시로 여기던 조직이 놓은 덫(미인계ㅋ)에 걸려 잠자리를 한 사진과 약물 사진 등으로 협박을 당하고 있었습니다. 이 관계를 벗어나고자 선주가 취재하던 대기업으로부터 '본청 수사과장'(이 정도면 그 범죄 조직을 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함) 자리를 약속받고 장부를 훔쳐 넘겨준 겁니다. 심지어 이를 훔치다가 선주의 딸 예린과 마주치자 입막음을 위해 예린을 강간했다고 합니다. 예린이 영훈의 환자였다는 얘깁니다.이제 복수의 시간입니다. 영훈은 자기가 직접 보고 확인하겠다는 선주에게 선택권을 줍니다. 한바탕 여성도구 우당탕탕이 있고 나름의 해피엔딩을 맞이합니다. 영훈은 상우를 납치해 이번에도 이전의 11명과 유사한 방법으로 응징합니다. 그리고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영화는 마무리 됩니다.나쁘지 않은 스릴러스릴러물로서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에 제법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인기 있는 사적 제재 혹은 자력 구제를 소재로 하면서, 두 주연 배우의 연기 차력쇼를 바탕으로 극을 유지했습니다. 떡밥을 뿌리고 회수하는 것에도 제법 능숙했습니다. 스위트룸이라는 한정된 공간, 상우가 있는 객실까지 합쳐도 고작해야 두 개의 공간에서 벌인 심리극이라는 걸 생각하면 각본도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얼버무리는 인과하지만 이같은 장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단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더 세밀하고 견결하게 다뤄져야 할 인물의 동기, 그리고 행동을 엮는 인과가 부족합니다. 우선 영훈입니다. 영훈은 아내를 죽음에 이르게 한 범죄자를 제 손으로 처단하지 못해 폐인이 됐다가 자신을 찾아온 환자의 '치료'를 하면서 모종의 구원을 얻습니다. 여성도구 그래서 극중에서 선주도 궁금해 합니다. "사람들이 그것에 동의를 하더냐? 어떻게 설득을 했냐" 여기에 대한 영훈의 대답은 '최면'입니다. 네? 태클 걸기도 뭣한 사유를 대버리면 '그냥 그렇다고 쳐' 하고 넘어갈 수밖에 없습니다.선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선주는 애초에 전화를 받고 '특종이 필요해서' 온 사람입니다. 그런데 내부적으로 안 좋은 스캔들(기업과 유착돼 있다)로 밀려나는 기자에게 특종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무려 연쇄살인범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단독 인터뷰한다고 해서 사내 입지가 특별히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 취재 윤리와 관련된 논쟁만 촉발한다면 모를까. "기자는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라든지요. 이 부분은 최순실 국정농단 당시에 스웨덴(덴마크?)까지 정유라를 쫓아가서 새벽에 달아나는 그들을 신고한 JTBC 사례와 유사할 겁니다. 선주가 이곳으로 와야할 만큼의 동기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얘긴데, 뭐 그렇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해주는 겁니다.문제는 이 작품의 근본 테마가 '사적 제재'라는 겁니다. 사적 여성도구 제재는 여전히 핫 이슈입니다. 적은 형량(사실 대륙법을 채택한 나라 중에 한국은 형량이 적은 편이 아닙니다), 반성하지 않는 가해자 같은 것과 맞물려서 직접 응징한다는 작품들이 숱하게 쏟아져 나옵니다. 이 작품도 같은 맥락 위에 있습니다. 그런데 사적 제재라는 이슈 자체가 매우 미묘합니다. '어느 선까지 너는 참을 수 있어?'를 차근히 밟아가며 그 바뀐 단계가 초래하는 역 작용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테마의 원천적인 특성이 스릴러로서의 긴장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데, 인과를 휙 넘겨버리면 스스로 가치를 깎아먹는 일이 됩니다. 이 문제는 아래서 쓸 이야기와도 연결됩니다. 여성의 성은 아직도 도구인가?사실 이 글을 쓴 가장 큰 이유는 이 부분 때문입니다. 앞서 인과를 대충 처리한다는 것과도 연결되는 것인데, '여성의 희생'을 주인공이 각성하는데 사용하는 도대체 언제적 관행인지 모르겠는 게으른 발상이 여성도구 대놓고 드러납니다. 성폭력 관련, 특히 청소년이 피해자인 재판 결과가 기사로 나오면 단골로 달리는 댓글이 있습니다. "판사 니 딸이 피해자면 이런 판결 내리겠느냐" 보통은 형량이 적다며 나오는 댓글입니다. 가족 내의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동원해 문제 의식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발상인데 이 영화가 그걸 따라갑니다. '니 딸'이 당하는 영화거든요. 그렇게 해서라도 주인공의 각성('사적제재'에 대한 의지?)을 이끌어 내겠다는 점이 무척 불쾌합니다.영훈은 앞서도 말했듯 아내의 비극이 원천 동력이었습니다. 아내는 만삭에 지하주차장에서 강간을 당했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이 낳은 아이가 그 강간범을 닮았다는 망상에 빠져 결국 아이와 함께 자살했습니다. 선주의 딸 예린은 상우가 자신의 범행을 입막음하기 위해 강간을 당합니다. 이러면 엄마에게도 말을 못하겠지라는 생각이었다나요. 이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모두 각성합니다. 영훈은 일종의 비질란테로서 각성해서 이미 11명, 호텔에서 한 명 죽인 것까지 여성도구 포함해 12명을 죽인 상태입니다. 그것도 매우 깔끔하게. 선주는 자신은 그런 사적 제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지만, 결국 딸의 비극 앞에서 분노를 터뜨리고 맙니다. 여성의 성은 이렇게까지 도구로만 활용됩니다.사적 제재라는 테마의 문제는 여기서도 비슷합니다. 앞서 말했듯 테마의 속성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한 계단씩 고조시켜 가면서 '너는 이 상황에는 어떻게 할 거야'를 계속해서 되물어야 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느닷없이 강간을 꺼내고, 자살을 들이밀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 관객에게 윽박지르는 꼴밖에 안 됩니다. 어떤 협상 테이블을 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난입해서는 몽땅 다 뒤집어 버리는 셈입니다.부탁입니다한국 영화에서 이제 여성의 성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대며 관객을 위협하는 일은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던 모양입니다. 연출자의 역량도 각본의 질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상기한 문제들을 마주한 순간 얼굴을 찌푸릴 수밖에 없습니다. 부탁입니다. 제발, 여성도구 제작자들도, 연출자들도 2025년을 살아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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